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의 ‘아베 독주’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고이케 유리코?
<아사히신문>은 3일 고이케 도쿄 도지사가 올 여름 도쿄 도의원 선거에서 자신의 ‘정치 교실’ 등에서 발탁한 신인 40여명을 후보자로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고이케는 자민당에 속해 있긴 하지만, 지난해 7월 말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의 만류를 무시하고 출마해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후 고이케는 아베 신조 총리 등 자민당 집행부와 설전을 주고받는 등 험악한 관계다.
신문은 고이케 지사가 신인들을 대거 도쿄 도의회에 당선시켜도 “단독 과반(도의회 총 의석수 127석)에는 이르지 못하겠지만, 대립 중인 도의회 자민당 의석을 빼앗아 (도의회) 최대 계파가 돼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했다. 고이케는 자신이 10월 말에 문을 연 정치 교실인 ‘희망의 교실’ 수강생들과 현직 도의회 의원 등에서 40여명을 선발해 1월 말께 1차 공인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일본 정계에선 아베 독주 체제를 위협할 인물이 좀처럼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총리가 된 뒤, 2015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선 무투표로 당선된 바 있다. 이후 아베 총리는 자민당 총재 임기를 애초 2기 6년에서, 3기 9년으로 늘려 2021년 9월까지 임기를 사실상 연장하도록 당규 개정 방침을 확정했다. 제1야당인 민진당은 렌호 대표를 선출해 아베 독주 체제에 맞서고 있지만, 제2야당인 공산당과의 연대 등 당내 주요 현안을 둘러싼 이견이 많아 힘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이에 견줘 고이케는 도지사에 당선된 뒤 일본의 대표적 어시장인 쓰키지 시장 이전 터 부실공사 문제나 2020년 도쿄올림픽 비용 삭감 등에 원칙적으로 대응하며 시민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고이케 지사가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 정당의 설립을 포함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맞서 자민당은 도의회 1당 유지를 목표로 삼는 등 각 당이 (이번 도의회 선거를) ‘정치 결전’의 장소로 자리매김하는 등 국회의원 선거 못지 않는 자세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