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생전 퇴위’ 의사를 밝힌 아키히토 일왕의 재위를 2018년에 마무리하고 이듬해 1월1일 왕세자 나루히토가 즉위하는 쪽으로 검토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일본에서는 2019년부터 사용하게 되는 연호가 무엇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아사히신문>은 1989년 1월7일 히로히토 일왕이 숨진 뒤 일본의 새 연호가 정해지는 과정을 흥미있게 묘사했다. 7일 오전 6시33분 히로히토 일왕이 숨지자 새로운 연호를 정하기 위한 전문가 간담회가 긴급 소집된다. 히로히토 일왕 재위 60여년간 사용된 연호는 ‘백성이 밝고 똑똑해져 만방을 화평하게 한다’는 의미의 ‘쇼와’(昭和)였다. 새 연호가 결정된 건 히로히토 일왕이 숨진 당일 오후 2시께였다. 새 연호는 일본이 전후의 혼란을 딛고 ‘평화를 이루었다’는 의미에서 ‘헤이세이’(平成)로 정해졌다. 새 연호가 이렇게 신속하게 정해질 수 있었던 건 일본 정부가 히로히토 일왕 사망에 대비해 오래 전부터 검토 작업을 해왔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일본인들이 새 연호에 담은 마음은 ‘평화’였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2019년을 맞아 아베 신조 총리는 어떤 마음을 담아 연호를 정하게 될까.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