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학생겨레하나 회원들이 26일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한복을 입고 세배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과반수의 일본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으로 미일 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산 평화비(소녀상) 설치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보복 조처에 대해 일본인 10명 가운데 7명이 “지지” 입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0일 이런 내용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해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해 말 부산의 일본 영사관 앞에 새로운 소녀상이 건설됐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에 내놓은 보복 조처에 대해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들은 72%나 됐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이들은 18%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한일관계 전망에 대해선 과반수를 넘는 53%가 “변하지 않을 것”이리고 말했고, “나빠질 것”이라는 입장은 36%에 불과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해 보복 조처를 했지만, 양국 관계에는 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인 셈이다.
사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번 조사에서는 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이 바뀌었음이 나타났다. 일본인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결정된 지난 11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인해 미일관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한 이들이 많았지만, 이번 조사에선 “트럼프 등장으로 미일관계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이 53%로 절반을 넘어섰다. 두 달 사이에 생각이 바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정부가 정력적으로 추진하던 티피피(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대한 이탈을 선언하고 일본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을 한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아베 내각은 여전히 견조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아베 정권의 지지율은 66%로 지난달 조사보다 2% 포인트 올랐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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