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왼쪽) 미국 국방장관이 3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가운데) 총리와 이나다 도모미(오른쪽) 방위상과 만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미동맹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내외에 보여줄 수 있다고 기대하고, 확신한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
“미일은 북한 등 여러 공통 과제에 직면해 있다. 1년 전, 5년 전과 마찬가지로 미-일 방위조약 5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싶다. 이는 5년 뒤 10년 뒤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사이의 첫 회담은 3일 5시30분께 도쿄 총리관저에서 시작됐다.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이날 회담에서 양쪽은 북핵과 미사일 문제, 남중국에서 이어지는 중국의 움직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양한 안보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서 일본이 가장 관심을 기울인 것은 중-일 사이에 영토 분쟁이 진행중인 센카쿠 열도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4년 4월 일본을 방문해 “센카쿠 열도를 포함한 일본의 사정권이 미치는 영토는 미-일 안보조약 5조의 적용대상”임을 분명히 밝혔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었다. 이런 일본의 기대를 인식한 듯 매티스 장관은 이날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미-일 안보조약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다음으로 일본이 신경을 쓴 문제는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핵 우산) 문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운동 기간 중 한국과 일본의 핵 보유를 용인하겠다는 인식을 밝히는 등 동아시아의 동맹국들에 대한 ‘핵 우산’ 제공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밝힌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3일 “도쿄에서 열리는 아베 총리와 매티스 장관의 회담에서 미국의 ‘핵 우산’에 의한 일본 방위를 재구축하는 방향에서 최종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3일 오후 일본에 도착한 매티스 장관은 아베 총리, 스가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외상 등과 잇따라 회담했다. 4일엔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일 첫 국방장관 회담을 연다. 이나다 방위상은 3일 “미일동맹의 억지력과 대처력을 강화해 미군 재편 등 미일동맹의 여러 과제에 대해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고 싶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미사일 방위 능력을 확립하고 미일동맹을 강고한 것으로 만들며, 일-미-한의 연대를 확실해 구축해 가는 등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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