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와 판박이 교육관 갖는 우익 학교법인에
정부 감정가 14% 헐값에 학교용지 매각
아베 “관련 드러나면 정치적 책임” 배수진
정부 감정가 14% 헐값에 학교용지 매각
아베 “관련 드러나면 정치적 책임” 배수진
“매각, 인가에서 나와 아내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만약 관여했다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분명히 말한다.”
24일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몰아세우는 야당 의원들의 성토장이 됐다. 이달 초 드러난 ‘모리토모학원’ 학교부지 특혜 분양 문제가 아베 총리의 정치생명까지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본격 정치 스캔들로 발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리토모학원은 오사카에서 ‘쓰카모토 유치원’을 운영하는 학교 법인이다. 이 유치원은 아이들에게 “우리는 일왕의 충량한 신민이 되어야 한다”는 옛 군국주의 ‘교육칙어’를 암송하게 하거나 옛 일본 군가를 가르치는 우익 교육으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이 학교법인이 초등학교 설립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6월 오사카부 도요나카시의 관련 부지(8770㎡)를 정부 감정가(9억5600만엔)의 14%에 불과한 1억3400만엔에 사들인다. 지하에 콘크리트나 폐자재 등 쓰레기들이 묻혀 있어 이를 제거하려면 8억엔의 비용이 든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해당 지자체인 도요나가시는 국가로부터 이 땅과 도로 하나를 두고 마주한 부지(9492㎡)를 10배 비싼 14억2380만엔에 사들였다.
문제는 이 학교법인과 아베 총리의 관계다. 모리토모학원은 새 초등학교 명예교장으로 아베 총리 부인인 아키에를 위촉하고, 설립 모금 과정에서 학교 이름을 ‘아베 신조 기념 초등학교’로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학교법인의 가고이케 야스노리 이사장은 아베 총리의 ‘필생의 과업’인 개헌을 지지하는 우익단체 ‘일본회의’의 오사카 지역 임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문에 일부 일본 누리꾼들은 이번 일을 ’일본판 최순실 사건’이라 비꼬고 있다.
아베 총리는 학교법인과의 관계를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이날 야당 질문에 “(학교 법인이) 자금 모금 과정에서 함부로 내 이름을 사용했다. 그래서 항의하고 사과 받았다. 아내도 여러번 거절했는데도 명예교장을 맡아달라고 해 어쩔 수 없이 이름을 넣게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본 회계검사원은 이번 매각이 적법하게 이뤄진 것인지 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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