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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칼 차고, “아베 힘내라” 선서…일 유치원 ‘우익 교육’ 열도 발칵

등록 2017-02-28 16:39수정 2017-02-28 21:41

아베-우익 유치원 유착 스캔들 파문
부인 아키에를 명예교장에 위촉
땅 특혜 매입 의혹 모리토모학원
어린이 ‘군국주의 교육’ 영상 충격
“정치편향 교육 금지법 위반” 비판
지지율 흔들 아베, 여론 진화 끙끙
모리토모학원이 운영하는 쓰카모토유치원의 원생들이 2015년 가을 운동회에서 “일본을 나쁜 사람처럼 다루고 있는 중국과 한국은 마음을 고쳐먹고 역사 교과서에서 거짓말을 가르치지 않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선서를 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모리토모학원이 운영하는 쓰카모토유치원의 원생들이 2015년 가을 운동회에서 “일본을 나쁜 사람처럼 다루고 있는 중국과 한국은 마음을 고쳐먹고 역사 교과서에서 거짓말을 가르치지 않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선서를 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어른들은 일본이 다른 나라에 지지 않도록 센카쿠 열도,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기), 북방영토를 지키고, 일본을 나쁜 사람처럼 다루고 있는 중국과 한국은 마음을 고쳐먹고 역사 교과서에서 거짓말을 가르치지 않길 바랍니다. 아베 총리 힘내라, 아베 총리 힘내라. 안보 법제 국회 통과는 잘된 일이다!”

2015년 10월11일. 하얀색 상의와 주황색 반바지를 차려입은 4명의 어린이가 연단에 나와 오른손을 치켜들고 선서를 시작했다. 이날은 오사카부 도요나카시의 국유지를 헐값에 매입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모리토모학원이 운영하는 ‘쓰카모토유치원’의 가을 운동회 날이었다. 유치원 쪽은 한국과 중국이 ‘거짓말을 하는 나라’라는 노골적인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을 아이들의 입을 빌려 암송하게 했다.

이후 화면에선 이 학교법인 이사장이자 일본 최대 우익단체인 ‘일본회의’의 오사카 지역 임원인 가고이케 야스노리가 “조슈(현 야마구치현. 아베 신조 총리의 연고지)의 무사들이여, 지금부터 막부를 쓰러뜨리자”라고 외치자 아이들이 칼을 차고 달려 나가거나, 운동장에서 엎드려뻗쳐 등 얼차려에 가까운 자세를 연출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7일 이 동영상이 공개되자 일본 열도는 발칵 뒤집혔다. 이 유치원이 아이들에게 옛 군국주의 시대 상징인 ‘교육칙어’를 암송하게 하는 등 상식에서 벗어난 교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진 바 있지만, 이번 동영상을 통해 혐오스런 ‘우익 교육’을 유치원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쳤는지 낱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가고이케 이사장이 아이들에게 아베 총리가 2015년 9월 날치기 통과시킨 ‘안보 법제’에 대해서까지 발언하게 한 것은 정치적 편향 교육을 금지한 교육기본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시민들도 “이런 교육을 아이 때부터 받으면 위험한 우익이 된다”는 등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2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선 아베 총리와 이 학교법인의 관계를 추궁하는 야당 공세가 다시 한번 이어졌다. 오카다 가쓰야 의원(민진당) 등 야당 의원들이 문제삼은 것은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가 이 학교 명예교장을 맡았다는 점과 이 학교가 발행한 기부 용지에 ‘아베 신조 기념 초등학교’라는 표현을 쓴 점 등이었다. 아베 총리는 “내가 (이름을 써도 된다고) 승인을 했다면 책임져야 하지만 나는 거절했다”는 궁색한 해명을 내놓았다. 아베 총리는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이 학교의 교육 철학에 대해 “선생님들의 교육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고 들었다”고 호감을 드러낸 바 있다.

궁지에 몰린 아베 총리는 27일 밤 내각을 담당하는 기자단을 고급식당으로 불러 ‘비공식 간담회’를 열었다. 이를 두고 아베 총리가 직접 기자들을 불러 ‘보도 자제’를 요구한 게 아니냐는 뒷말이 이어졌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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