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13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회담을 열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일본 기업을 위한 경제 특구를 설치하는 내용의 ‘일·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사진은 회담장에서의 살만 국왕(왼쪽)과 아베 총리. 도쿄/교도 연합뉴스
일본 정국을 흔들고 있는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이 아베 신조 총리의 지지율을 흔들고 있다. 아베 총리의 3연임을 가능하게 한 자민당 당규 개헌에 대한 여론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아사하신문>이 14일 공개한 3월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아베 정권 지지율은 전달보다 4%포인트 떨어진 52%를 기록했다. 전날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도 전달보다 5%포인트 떨어진 50%였다.
지지율 급락에는 아베 총리의 불성실한 태도도 한몫했다. 학원 쪽이 아이들에게 일본 군국주의 교육의 상징인 교육칙어를 외우게 하는 등 ’극우 교육’을 시키거나, 아베 총리 부인인 아키에가 신설 예정이던 초등학교 명예교장을 맡는 등 유착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아내는 사인”이라며 자신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거나, 야당의 진상조사 요구에도 비야냥거리는 태도로 묵살해왔다. <아사히신문> 조사를 보면, 국민 81%가 감정가보다 8억엔이나 싸게 땅을 구입한 모리토모학원의 거래에 대해 “타당하지 않다”고 답했고, ‘적법한 거래’라는 정부 설명에 71%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민당 총재 임기를 ‘2기 6년’에서 ‘3기 9년’으로 연장한 지난 5일 당규 개정에 대해서도 여론은 생각보다 냉랭하다. <마이니치신문>은 14일 ‘아베 총리 3연임’에 대한 질문에 찬성과 반대가 45%대 41%였다고 전했다. ‘아베 1강’ 체제의 자민당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개정안이 통과된 것과는 상당한 온도차를 보인다. 다른 신문 조사이긴 하지만,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이 본격화 되기 전인 지난달 24~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의 ‘3연임 찬성’ 63% 조사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정권의 간판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는 추세가 확인된다면, 내년 9월 3연임을 위한 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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