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가장 큰 함선인 준항모 ‘이즈모’. 교도 연합뉴스
일본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최대급 함선인 준항모 ‘이즈모’(기준배수량 1만9500t)가 남중국해로 전개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13일 일본이 오는 6월 열리는 미국-인도 연합군사훈련인 ‘말라바르 훈련’ 등에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가장 큰 함선인 이즈모를 파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해상자위대의 이번 훈련 참여에 대해 “2차대전 이후 일본의 해군 전력 전개로는 가장 규모가 큰 것”이라고 평했다.
총길이 248m에 이르는 이즈모는 대잠 헬기 SH-60K(시호크)를 7대나 탑재하는 등 뛰어난 대잠수함 초계 능력을 자랑한다. 지난 1월 미 해병대 이와쿠니 기지에 배치된 F-35B가 뜨고 내릴 수도 있어, 비상시엔 일체화된 미-일 동맹을 상징하는 핵심 전략자산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이즈모가 남중국해에 직접 진입해 미국과 연합훈련을 진행하면 남중국해를 ‘무력을 써서라도 지켜내야 하는 핵심적 이익’으로 규정하고 있는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해 6월 일본이 미국과 인도를 끌어들여 중-일 영토분쟁이 진행 중인 동중국해에서 말라바르 훈련을 진행하자, 일본 영해 안쪽으로 군함을 진입시키는 등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
남중국해의 제공·제해권을 둘러싸고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는 중국은 일본이 이 바다에서 군사적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을 강하게 경계해왔다. 청융화 주일본 중국대사는 지난해 8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대응할 수밖에 없는 ‘레드라인’으로 “중국 배제를 목적으로 하는 미-일 공동 군사행동”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4월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활동 범위가 기존의 ‘일본 주변지역’에서 ‘전세계’로 확장된 자위대는 남중국해에서 슬그머니 군사적 존재감을 확대해 가는 중이다. 해상자위대는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해군이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훈련인 ‘코모도 2016’과 인도네시아 해군 관함식에 이즈모보다는 규모가 작은 준항모인 이세(1만3950t)를 파견한 바 있다. 미국은 그동안 일본을 향해 높은 대잠 초계 능력을 자랑하는 자위대 전력을 활용해 남중국해에 대한 미국의 정찰 업무를 분담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이번 훈련에 참석하는 이즈모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스리랑카 등에 차례로 기항한 뒤, 7월 인도양에서 진행되는 훈련에 참여하고 8월께 일본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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