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미-일 정상이 22일 밤 전화 회담을 통해 “북한을 상대로 한 강한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확인했다. 최근 미국이 중국·러시아 기업 등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며 세차례나 독자 제재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움직임이라 관심을 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오늘 아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통화했다. 두 지도자는 북한에 대해 강한 제재를 유지하기로 서약했다. 둘은 또 그들이 올해 (9월로 예정된) 유엔 총회 때 만나자고 약속했고, 동맹들과 이런 중요한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 한, 제재 해제는 없다”는 뜻을 강조해 왔다. 그는 21일 웨스트 버지니아주 찰스턴에서 진행한 유세 때도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잘 지낸다. 무슨 일 일어날지 보자. 그러나 제재를 풀지는 않았다. 빨리 풀고 싶지만 그들이 핵을 제거해야 한다”고 자신의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아베 총리도 22일 밤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정세에 대해 얘기했다. 역사적인 미-조(북-미) 정상회담으로부터 두달이 지났다. 최근 정세에 대해 분석하고, 이후 대북 방침에 관해 면밀한 의견 조정을 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한다는 방침에 일-미는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 일-미의 노력 그리고 한국·러시아·중국이 함께 협력을 추진해 핵 문제, 미사일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납치 문제가 해결되도록 전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통화는 22일 밤 9시께부터 약 40분 정도 미국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전화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