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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홋카이도 강진에 295만가구 정전·교통 끊겨 전면 마비

등록 2018-09-06 17:20수정 2018-09-06 22:11

6.7 강진에 화력발전소 고장, 사실상 전체가 정전
신치토세공항 폐쇄, 신칸센·지하철 운행 중단
산사태 등으로 9명 사망, 31명 실종
6일 일본 홋카이도 아쓰마초의 마을이 지진으로 발생한 산사태로 흙더미에 묻혀 있다. 지지 AFP 연합뉴스
6일 일본 홋카이도 아쓰마초의 마을이 지진으로 발생한 산사태로 흙더미에 묻혀 있다. 지지 AFP 연합뉴스
6일 새벽 홋카이도 남부 아쓰마초 요시노지구에 사는 와키타 유키마사(68)는 귀청을 때리는 굉음과 진동에 놀라 맨발로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새벽 3시8분 홋카이도 남부 이부리의 지하 37㎞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6.7의 강진으로 그의 집은 무너져내렸다. 와키타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둥’ 하고 위로 솟구치는 충격을 느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태풍 ‘제비’가 오사카 등 일본 서부를 강타한 직후 새벽에 홋카이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이날 오후 7시 현재 9명이 숨지고 31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진앙 부근인 아쓰마초에선 진도 7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집이 무너지고 산사태가 일어나는 강도로, 홋카이도에선 사상 처음 관측된 진도다. 아쓰마초의 마을 뒷산이 무너져 주민들이 곤히 잠들어 있던 집을 덮쳤다. 실종자 다수는 흙더미에 깔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으로 달려온 도청 직원 하타케지마 히사오(54)는 무너진 집 근처에서 “부모님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발만 동동 굴렀다.

지진 여파로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항공·열차·지하철 등 교통편이 전면 마비돼 전시에나 볼 수 있는 풍경이 펼쳐졌다. 홋카이도 전역 295만가구의 전기가 끊기는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했다. 진앙 부근에 있는 홋카이도 최대 발전소인 도마토아쓰마 화력발전소의 터빈과 보일러가 손상돼 작동이 멈췄기 때문이다. 광역자치단체 전역에서 전기 공급이 끊긴 것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처음이다. 화려한 네온사인을 자랑하는 삿포로시 스스키노 거리는 이날 저녁 암흑 상태가 됐다. 유명한 하코다테 야경도 사라졌다.

아쓰마초의 산악 지역이 무더기 산사태로 곳곳이 패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홋카이도/AFP 연합뉴스
아쓰마초의 산악 지역이 무더기 산사태로 곳곳이 패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홋카이도/AFP 연합뉴스
최대 도시 삿포로는 대중교통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등 도시 기능이 상실됐다. 도마토아쓰마 화력발전소는 홋카이도 전체 전력의 절반가량을 맡는데, 다른 발전소만으로 전기를 대면 송전망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전기 공급을 모두 끊었다. 오후 들어 일부 발전소를 재가동하고, 일본 본토에서 전력을 공급받으며 삿포로 중심부 등 일부에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전력망의 완전한 복구에는 일주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삿포로의 관문인 신치토세공항은 벽이 갈라지고 물이 새는 피해를 입어 항공편이 모두 결항됐다. 신칸센을 포함한 홋카이도 내 모든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삿포로 한국총영사관은 “대중교통이 마비돼 이동할 방법이 별로 없다. 한국 관광객들에게는 근처 대피소를 안내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6일 삿포로 시내의 도로가 심하게 갈라져 있다. 삿포로/지지 EPA 연합뉴스
6일 삿포로 시내의 도로가 심하게 갈라져 있다. 삿포로/지지 EPA 연합뉴스
홋카이도전력이 운영하는 도마리 원전에선 한때 전기 공급이 끊겨 비상용 발전기로 사용후 핵연료 냉각 수조를 냉각했다. 다행히도 원전은 재가동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미 운행을 멈춘 상태였다.

이후 이날 낮까지 사람이 느낄 수 있을 만한 여진이 60여차례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일주일 안에 또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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