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아오모리 동쪽 해상에서 추락하는 F-35 수색 업무에 투입되는 ‘울트라 딥 솔루션’의 특수심해활동지원선. 울트라 딥 솔루션 누리집 갈무리
지난 9일 아오모리 동쪽 150㎞ 해상에서 추락한 일본 해상자위대의 5세대 전투기 F-35A의 잔해를 찾기 위한 미-일 양국의 공동 해저수색이 시작됐다.
<요미우리신문>은 29일 이날부터 추락한 항공자위대의 F-35A의 잔해를 찾기 위해 미·일 공동 수색작업이 시작된다고 전했다. 이 수색을 위해 일본에선 해상자위대의 ‘무로토’와 해양연구개발기구의 해저광역연구선 ‘가이메이’ 등 2척, 미국에선 싱가포르의 민간 심해탐사기업인 ‘울트라 딥 솔루션’에서 대여한 특수심해활동지원선 ‘반 고흐’ 1척이 투입된다. 이 세척의 함선은 추락한 전투기의 ‘플라이트 데이터 레코더’(FDR)에서 흘러나오는 구난신호를 탐지할 수 있는 수중음파탐지기 등을 활용해 수심 1500m 바닥에 가라앉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잔해를 발견해 건져 올릴 예정이다. 이 배엔 심해에 음파를 쏘아 되돌아오는 반향과 각도를 분석해 해저 물체를 추적할 수 있는 장비와 심해에 직접 투입할 수 있는 무인잠수정도 갖춰져 있다.
훈련 중 추락한 일본 자위대 전투기의 잔해를 찾기 위해 미군 당국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미국이 기체 수색에 이처럼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F-35이 갖는 독특한 ‘전략적 지위’ 때문이다.
F-35A는 고도의 스텔스 기능을 갖는 5세대 전투기로 향후 수십 년 동안 미국과 한·일 등 동맹국들의 주력 전투기로 쓰이게 된다. 이 기체의 가장 큰 특징은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고도의 스텔스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특수 제작한 전파흡수소재로 뒤덮여 있다는 점이다. 미-일 관계 소식통은 <요미우리신문>에 “F-35의 작은 파편 하나라도 (중국과 러시아 등) 제3국의 손에 넘어가면 기체의 (스텔스 성능을 담보하는) 전파흡수소재가 상세하게 분석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사고 지점이 러시아 극동함대의 앞마당이라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이 지역은 일본에서 150㎞ 떨어진 공해이기 때문에 중국·러시아가 잔해 수색을 위해 머물더라도 미국과 일본이 물리력으로 막을 근거가 없다.
이런 우려 때문에 미국은 사고 직후 추락 현장에 주일미군의 최신예 초계기인 P-8A 포세이돈, 요코스카를 모향으로 하는 이지스함 ‘스태덤’,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전략 폭력기 B-52까지 동원해가며 초기 수색에 나선 바 있다. 이는 러시아와 중국이 사고 해역에 접근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이번 수색은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 이후 3주 가까이 되도록 본체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봐 추락 때 입은 충격으로 산산이 부서졌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일본 방위성 간부는 “(수색에)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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