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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가와사키, 등굣길 초등학생들 상대 ‘묻지마 흉기난동’

등록 2019-05-28 14:50수정 2019-05-28 20:56

아침에 스쿨버스 정류장서 흉기 마구 휘둘러
2명 숨지고 16명 부상. 범인도 사망
경찰 “자세한 범행 동기 수사 중”
28일 오전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 한 남성이 등교길 초등학생들을 덮쳐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가와사키/AP 연합뉴스
28일 오전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 한 남성이 등교길 초등학생들을 덮쳐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가와사키/AP 연합뉴스
“(아이들을 태우려) 스쿨버스를 세우니, 한 남자가 앞에 있는 편의점 쪽에서 양손에 흉기를 들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어요.”

여느 때와 다름없는 분주한 하루가 시작되려는 아침 등교 시간이었다. 가와사키시 다마구 카리타스초등학교의 스쿨버스 기사는 28일 오전 7시45분께 가와사키시 다마구 노보리토 제1공원 근처 정류장에 버스를 세웠다. 아이 10여명이 부모들과 함께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스쿨버스 기사는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에 흉기를 든 50대로 보이는 남자가 다가와 “버스에 타려는 아이들을 하나둘씩 찔러댔다”고 말했다. 한적한 주택가는 한순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날카로운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남성(57)은 흉기를 든 채 “죽여버리겠다”며 소리를 지르는 범인을 목격했다. 주변엔 큰 상처를 입은 8명 정도의 아이들이 뒹굴고 있었다. 경찰 사이렌 소리를 듣고 뛰쳐나온 혼다 도시히코(60)는 어쩔 줄 몰라 하는 스쿨버스 기사한테 “범인이 수십m 도망친 뒤 흉기로 자해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구급대원들은 의식을 잃은 아이들에게 달라붙어 심장마사지를 했다. 핏빛으로 물든 거리엔 아이들의 것으로 보이는 10개 넘는 책가방이 뒹굴고 있었다.

1학년생 딸을 둔 30대 남성은 오전 8시께 부인한테 아이가 흉기에 찔렸다는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현장으로 달려갔다. 입술 근처를 베인 아이는 다행히 손수건으로 상처를 누르고 있었다. 그는 <아사히신문>에 “방금 아이에게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설마 이런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12)과 학부형으로 보이는 남성(39)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들 가운데 40대 여성과 초등학생 2명은 중태다. 범인은 병원으로 이송된 뒤 그곳에서 숨졌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매우 가슴 아픈 사건이다. 경찰이 사건의 전모를 수사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등굣길 초등학생들을 노린 계획 살인으로 추정된다고 했지만 범행 동기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길윤형 기자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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