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상설에 휩싸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오전 도쿄에 있는 게이오대학병원을 일주일 만에 다시 방문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늘 오후 5시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건강 문제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사임을 결단할 분위기는 아니지만, 아베 총리가 앓고 있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을 두고 온갖 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거취 표명과 관련해 언급할 수 있다는 추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28일 기자회견에선 특히 아베 총리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어디까지 설명할지 주목된다. 지난 17일과 24일 아베 총리가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이나 게이오대 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면서 ‘건강이상설’을 넘어 사임설까지 빠르게 확산됐다. 고가 고 <마이니치신문> 전문 편집위원은 칼럼에서 “아베 총리가 2주 연속 병원에 간 것은 지병의 재발로 보인다”며 “총리 건강 상태에 대한 불확실한 정보는 공익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국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만큼, 국민에게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본 주요 일간지들은 이날 아베 총리의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총리 관저와 자민당에서도 “사퇴는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7일 보도된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몸 상태에 관해 “하루에 두 번 정도 만나고 있는데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임기를 마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물론 그렇다”고 답변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건강하다고 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건강하고 임기를 완수하겠다고 밝혀도 ‘건강이상설’이 불식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일본 최대 주간지인 <슈칸분슌>은 최근호에서 아베 총리의 지병이 악화돼 투석의 일종인 ‘과립공흡착제거요법’(GCAP)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주간지인 <선데이 마이니치>도 “아베 총리는 지병이 악화해 GCAP를 받았고, 암 검사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날 기자회견에선 9월로 예정됐던 내각과 집권 자민당 간부 인사의 연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일정대로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힐지도 관심이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로 9월로 예정된 내각 및 당 인사가 10월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자민당 내에서 부상하고 있다고 제기한 바 있다.
아베 총리의 사실상 마지막 인사가 될 당직 인선과 개각은 ‘포스트 아베’ 구도를 포함해 향후 국정 운영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금석이다. 건강 문제로 인사를 연기할 경우, 아베 총리는 급격히 당내 구심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권력 누수를 우려한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각과 자민당 인사를 예정대로 하겠다고 밝힐 가능성이 있다. ‘포스트 아베’ 중 한 명인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도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 “지금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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