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오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로 인한 사임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년8개월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며, 후임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연속 재임 일수로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가 된 지 나흘 만에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로 사임을 결정했다. 일본 총리 교체는 수교 이래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28일 오후 5시 기자회견에서 “지난 6월 정기검진 때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의 징후가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고, 이달 초순 재발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치료를 받느라 체력이 완벽하지 못한 속에서 정치적 판단을 잘못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차 집권 때인 2007년 9월에도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중도 사임했다.
임기 만료를 1년 앞둔 이 시점에 사임을 결정한 배경과 관련해서는 “7월 이후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새로운 정책을 이행하기 전인 지금이 좋다고 생각했다”며 “사임은 월요일(24일)에 나 혼자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여러 정책 가운데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러시아와 평화조약, 평화헌법 개정을 언급하며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것에 창자가 끊어질 듯 괴로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아베 총리가 바로 총리직을 내려놓는 것은 아니다. 그는 “다음 총리가 임명되기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자민당 간부에게 신속히 후임 총재를 결정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집권 자민당의 총재가 총리에 오른다. 2007년 9월엔 아베 총리가 사임을 표명하고 즉각 선거 체제로 들어갔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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