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교도 로이터 연합뉴스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한-일 관계의 기본은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이라고 밝혔다.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아베 정부의 입장을 고수할 뜻을 공개 천명한 것이다.
스가 장관은 6일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로 악화된 한-일 관계에 대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 한-일 관계의 기본”이라며 “그것을 유지해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아베 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스가 정부’에서도 큰 변화 없이 한-일 관계를 끌고 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스가 장관은 그동안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강제징용 문제는 해결됐다”, “한국의 대법원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다”, “일본 기업 자산을 현금화하면 모든 선택지 시야에 넣고 대응하고 싶다” 등의 주장을 해왔다.
지난 5일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선거정책에서도 “일-미 동맹을 기본 축으로 중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과 안정적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언급했을 뿐, 한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일과 관련해 “코로나 대책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일정 조정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서둘러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가 적극 추진했으나 마무리짓지 못한 헌법 개정은 “자민당의 당시”라며 “개정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총리 취임 뒤 내각 및 당 인사에 자민당 파벌을 기용하리라는 추측과 관련해선 “(파벌을 배려한 인선은) 없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또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후진성이 드러난 일본 행정에 대해 “디지털화를 가속화 하기 위해 ‘디지털청’ 설립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민당 총재 선거 투‧개표는 14일 실시되고, 16일 임시 국회에서 총리 지명 선거가 진행된다. 총리 지명 선거에선 야당 후보도 추천돼 형식적으로 선거를 치르긴 하지만,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선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집권당 총재가 총리가 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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