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철거명령이 보류된 데 대해 “독일 내 사법 절차 등 이후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14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베를린 미테구가 밝힌 ‘소녀상 철거명령 재검토’ 입장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이렇게 말했다. 가토 장관은 이어 “그동안 일본 정부는 위안부(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식과 대처를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해왔다”며 “국제사회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소녀상 철거명령 철회가 아니라는 점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독·한 시민단체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미테구청 쪽이 소녀상 철거를 보류했을 뿐이라는 인식이다. 슈테판 폰 다셀 미테구청장이 한-일 양국이 만족할 만한 타협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적극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미테구에 소녀상이 설치되자 전방위적 압박에 나선 바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에게 화상전화로 소녀상 철거를 요청했고, 2015년 한-일 사이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소녀상 제작을 지원해온 한국 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정 의혹까지 독일 쪽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