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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두 토끼 쫓는 환자안심병원 / 최임광

등록 2013-10-07 18:45수정 2013-10-09 15:43

요즘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는 이야기는 단연 무상급식·기초연금 등 복지 부문이 아닐까 싶다. 그중에서도 무상복지·기초연금 등 공약 사업과 관련된 예산 부족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정치권은 재원이 부족해지는 만큼 수급 대상자를 조정하고 세원을 발굴하거나 증세까지 고려하는 등 여러 가지 묘안을 짜내느라 부산한 모습이다.

최근 출산 장려를 위한 복지 대책과 노령 인구 증가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대안이 나오고 있는데,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이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환자안심병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월 90병상으로 시작한 환자안심병원은 현재 280병상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4만여명이 이용했으며 93% 정도가 ‘대단히 만족한다’고 응답해 큰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또 언론에서 보도기사와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등으로 소개해 많은 시민이 환자안심병원의 취지나 효과에 대해 잘 알게 된 것이 사실이다. 시작 당시 예상되었던 여러가지 문제점은 의료진의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극복하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비용 증가와 환자들의 더 많은 서비스 요구에 대한 제도적 보완 등 해결 방안을 두고 관계기관과 계속 협의중이다.

환자안심병원이 시작된 지 8개월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공과를 평가해 보는 것도 앞으로의 더 큰 발전을 위해 좋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선 환자안심병원은 가정복지의 중심에 있는 의료복지의 핵심 사업이다. 돌봐줄 가족이 없는 환자들이 안심하고 입원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추가 입원비 부담 없이 서비스는 오히려 월등히 나아졌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점이다. 보편적 복지가 큰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마당에 복지의 손길을 기다리는 저소득층, 소녀소년가장, 독거노인, 북한 이탈주민 및 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이 가장 원하는 제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둘째, 간병인을 쓸 경우 연간 94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나 환자안심병원을 운영하면 간호사를 추가 채용하는 인건비 40억원 정도면 충분하다. 이로 인해 환자 가족들이 간병 부담으로부터 해방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는 것을 고려하면 환산할 수 없는 경제적 또는 경제외적 효과가 있다.

셋째, 더 중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시장에서 체감하는 청년실업이 심각한 시점에서 145명의 인원을 추가 채용했으므로 일자리 창출에 큰 보탬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넷째, 서울의료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환자안심병원 제도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아웃소싱하여 ‘보호자 없는 병동’으로 전국적으로 확대 운영하고, 이를 더욱 확산하기 위해 제도를 정비하는 등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즉 서울의료원에서 시작한 제도가 향후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의료복지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런 제도가 운영됨으로써 음지에서 고생하는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의 고충은 가중되어 그 어려움이 클 수도 있다. 일부 환자는 ‘환자가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병동’이란 이유로 지나친 봉사를 요구하는 등 지극히 사적이고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진료 외적 서비스를 요구하기도 한다. 봉사정신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힘든 간호 업무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으려는 백의의 천사들에게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

최임광 서울의료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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