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국경을 넘어온 11살 다시아가 가지고 있던 커다란 초콜릿을 건넸다. 1시간가량 나눈 대화로 나와 친해졌다는 증표인지 모르겠으나 그에게 초콜릿이 얼마나 큰 존재인지 알기에 한사코 사양했다. 강경하게 손을 내저으니 작은 사탕 하나를 다시 건넨다. 피난 중에도 먹을 것을 나눠주는 그 마음은 무엇일까. 사실 취재하면서 만난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쟁 및 피난 상황과 거리를 두고 있는 난, 알지 못한다. 언니와 함께 ‘비즈’로 만든 거미를 준 7살 아일리샤 마음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알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따스한 사람들인지. 전쟁이 얼른 끝나 다시아도 아일리샤도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