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부차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학살에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사이 목숨을 부지한 동물도 있고요. 부차를 돌아다니다 한 아파트 주차장 인근 잔디밭에서 길고양이들을 만났습니다. 원래 길고양이인지 누군가와 함께 지내던 고양이인지 알 수 없네요. 거리에서 살았다면 돌아다닐 때 러시아군이 저지른 만행에 관해 물어보고 싶은데, 말이 통하지 않을 뿐 아니라 멀찍이서 바라볼 뿐 곁을 내주지 않습니다. 전쟁과 이곳의 끔찍한 학살 때문일까, 사람을 경계하는 고양이들이 다시 좋은 이웃을 만나길 기대해봅니다.
부차/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