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코로나19와 관련된 허위정보 게시물을 삭제하던 정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페이스북은 초기엔 “표현 자유”를 내걸고 백신음모론 등 허위정보를 방치했는데 비판이 높아지자 방침을 바꿔 지난 2년간 2500만개 넘는 코로나19 허위정보 게시물을 삭제해왔다. 페이스북은 이제 많은 나라가 코로나19 비상상황에서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는 만큼 허위정보 삭제 지침을 재검토할 때라고 지난달 밝혔다. 공공의 안전을 위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임시적 조처를 해제하고 이용자들에게 맡기겠다는 게 페이스북의 기본 방향이다.
미국 포인터연구소는 지난 11일 미국·일본 등 7개국 8500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상 허위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 관한 세대별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응답자의 62%는 매주 온라인에서 가짜정보를 본다고 답했다. 스마트폰 환경에서 성장한 제트세대(18~25살)는 다른 세대보다 자신들이 가짜정보를 더 잘 찾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녔다는 게 연구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가족이나 친구가 온라인에서 잘못된 정보를 믿고 있을 수 있다는 걱정도 많았다.
제트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소셜미디어 댓글을 확인하고 검색엔진을 사용해 팩트체크를 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제트세대 응답자의 3분의 1은 정보를 검증할 때 ‘수평적 읽기’ 방식을 언제나 또는 대부분 활용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60대인 베이비붐 세대와 비교해서 2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수평적 읽기’는 정보를 검색하거나 검증할 때 여러 개의 창을 동시에 띄워놓고 비교하는 효과적인 팩트체크 방법이다. 허위정보가 난무하는 환경에서 모든 세대에게 유용한 정보이용법이다.
자기기입식으로 진행된 조사여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연구결과는 허위정보가 넘쳐나고 스스로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보이용법이 등장하고 있는 흐름을 알려준다. 한국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청소년 디지털 문해력 조사 보고서’에서 정보 신뢰성을 판단하고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능력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한 바 있다. 무한 정보 환경에서는 이용자 스스로 진짜와 가짜를 검증하고 판별하는 디지털 문해력을 가르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한 교육적 과제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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