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근처 은행나무들이 잎이 노랗게 변하는 ‘황화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용산구청 공원녹지과는 지난겨울 눈을 제거하기 위해 도로에 뿌린 제설제가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주사제와 토양보충 작업 등이 끝나, 나무들은 저마다 밑동에 물주머니를 찬 채 지난겨울 빨아들인 염분을 뱉어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초록 계절에 느닷없이 단풍옷으로 갈아입은 나무는 내년이나 돼야 초록색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다. 출근길 치료 중인 나무를 보며, 사람만이 도시에서의 삶이 고달픈 건 아님을 깨닫는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