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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성추행

등록 2006-03-02 22:09

유레카
최근 미국의 한 연구자가 여성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투표성향을 진보적 여성단체 주장에 대한 동조 정도에 따라 0점에서 100점까지 매겨봤다. 그랬더니 딸만 둔 의원들은 아들만 둔 이들보다 12점이나 높았다. 당파와 이념을 초월해 진보적 색채를 띤 것이다. 1997~98년 미국 얘기지만 우리나라도 비슷할 법하다.

딸을 둔 부모는 세상이 여성에게 더 힘들고 위험하다는 걸 항상 의식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여성이 사회생활을 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성추행이다.

성추행 또는 성희롱을 뜻하는 ‘섹슈얼 허래스먼트’(sexual harassment)란 개념이 등장한 것은 것은 1974년 미국 코넬대학에서다. 한 남성 연구자가 도서관 여직원을 상당 기간 성적으로 괴롭혔다. 몸을 만지고, 쳐다보며 자위 흉내를 내기도 했다. 이 여성은 견디다 못해 그만둔 뒤 실직에 따른 지원을 신청했는데, 실업보험위원회와 주 정부는 이를 거절했다. 개인적인 다른 퇴직 사유도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이 사건은 성추행이란 말을 대중화하는 데 큰 몫을 한다.

성추행은 성폭력의 일종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성적 행위는 모두 성추행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를 범죄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폭력처벌법)이 발효한 1994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도 관련 내용이 여러 법률에 분산돼 있었으나 실효성이 적었다. 짧은 역사 탓인지 아직 사회적 인식도 충분하지 못하고 제도도 미흡하다.

최근 성추행 사건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한 중진 의원의 경우는 우리 사회 힘있는 사람들의 성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다. 당사자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더 부각시켜 성추행에 대한 국민 인식을 심화시키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경제만이 아니라 성에 대한 양식도 압축성장을 시킬 때다.

김지석 논설위원실장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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