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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BTS도 소매 걷은 ‘엑스포’ / 강희철

등록 2022-10-19 16:04수정 2022-10-20 02:38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공식 홍보대사인 방탄소년단(BTS)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공식 홍보대사인 방탄소년단(BTS)

부산을 온통 방탄소년단(BTS)의 보랏빛 상징색으로 물들인 15일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 콘서트는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해 기획된 것이다. 부산은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과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바로 직전인 2025 엑스포가 일본 오사카에서 열려, 같은 동북아시아인 부산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없지 않다.

엑스포의 정식 명칭은 세계박람회(Exposition Internationale)다. 일본식 번역어인 ‘만국박람회’로 불린 적도 있으나 이젠 쓰이지 않는다. 엑스포는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로 나뉜다. 전자는 ‘0’과 ‘5’로 끝나는 해에 최대 6개월간 전시 규모의 제한 없이 열린다. ‘체급’이 낮은 후자는 등록박람회 사이에 개최되며, 기간(최대 3개월)과 규모(25만㎡ 이내), 주제에 제한이 있다. 부산이 2030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우리나라 첫 등록박람회가 된다. 과거 대전(1993년)과 여수(2012년)에선 인정박람회가 열렸다.

근대적 의미의 엑스포는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만국 산업제품 대박람회’를 효시로 친다. 산업혁명의 성과와 제국의 위용을 뽐내려고 하이드파크에 철골과 유리로 길이 564m(1851피트), 높이 33.5m의 장대한 전시장(‘수정궁’)을 불과 35주 만에 완성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입장권 가격이 당시 노동자의 한달치 급여와 맞먹는데도 5개월 반 동안 런던 인구의 세 배가 넘는 600만명이 구경했다. 32개국이 참여했는데, 분당 600매듭을 찍는 재봉틀, 일꾼 40명 몫을 해내는 곡물 수확기 등이 이때 소개됐다.

1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성공적인 박람회를 기획해낸 헨리 콜은 ‘엑스포의 아버지’로 불린다. 런던 엑스포는 “여러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소비자’라는 집단으로” 재창조했다.(설혜심, <소비의 역사>) 프랑스의 상징 에펠탑을 남긴 1889년 파리 엑스포는 ‘보불전쟁’의 패배를 딛고 일어섰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오늘날에도 엑스포는 세계적인 상품 소개, 교류의 장이라는 순기능과 정치에 악용되기 쉽다는 부정적 시각이 공존한다. 2030 엑스포 개최지는 내년 11월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결정된다.

강희철 논설위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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