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살짝살짝 불 때마다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늦가을입니다. 앙상한 가지에 달린 감도 익어서 떨어지기 직전입니다. 마을 어귀 커다란 감나무 꼭대기에 매달린 홍시가 까치밥이 되나 했더니, 마을 주민의 기다란 대나무에 가지가 꺾여 눈 앞에 농익고 맛깔스러운 모습을 드러냅니다. 우리 속담에 ‘감 고장의 인심’이라는 말이 있죠. 감나무가 많은 고장에서는 누가 감을 따먹어도 말리는 이가 없다는 뜻으로, 순박하고 후한 인심을 뜻하는 말입니다. 다가오는 연말연시 이웃을 사랑하는 훈훈한 소식이 더 많이 들리면 좋겠습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