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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무함마드 빈 살만과 ‘엑스포 빅딜’설 / 정남구

등록 2022-11-27 14:56수정 2022-11-27 18:46

석유, 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다. 사우디는 1980년부터 2010년까지 석유 매장량 1위 국가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이끌며 세계 석유시장을 좌우해왔다. 석유가 세계의 1차 에너지원 중 1위 에너지원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움직였다. 생산비가 배럴당 3달러를 밑돌고 지금 생산 속도로 수십년 퍼낼 수 있으니, 적당한 가격으로 오래오래 팔아먹자는 게 사우디의 계산이다.

2000년대 후반 베네수엘라가 오리노코강 북쪽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원유를 발견해 매장량에서 사우디를 제쳤다. 그러나 품질 나쁜 초중질유이고, 생산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2021년 원유 생산량은 미국, 러시아, 사우디 순으로 많다. 수출은 사우디가 압도적인 1위다.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10월 초 러시아와 손잡고 ‘오펙플러스’ 산유국들이 11월부터 하루 200만배럴 감산하는 결정을 이끌어내 영향력을 과시했다.

우리나라는 2021년 세계 5위의 원유 수입국이다. 올해 1~7월 31.1%를 사우디에서 수입했다. 한때 러시아 수입 비중이 5%를 넘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크게 줄었다. 원유는 사는 쪽보다 ‘공급’하는 쪽에 힘이 있는 필수 원자재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지난 17일 방한하기에 앞서 사우디 에너지장관이 한국에 왔다. 원유의 안정적인 공급을 중요하게 논의했을 것이다.

무함마드 방한을 계기로 사우디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에너지, 건설, 바이오 등 26개 사업에 걸쳐 290억달러(약 38조8천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우리나라와 추진하기로 했다. 그 대가로 한국이 2030년 엑스포(세계박람회) 개최지를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 양보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개최지 선정은 내년 말에 이뤄진다.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의 오데사는 전쟁 탓에 유치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이탈리아의 로마는 2015년 밀라노 엑스포를 개최한 것이 짐이고, 부산과 리야드가 경합 중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4일 국회에서 “사우디와 경제협력을 하는 것과 부산 엑스포를 유치하는 것은 관련이 없다”고 빅딜설을 부인했다. 그랬기를 바란다. 빅딜은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양보한 것을 말해주지 않고 유치위원회가 헛심을 쓰게 한다면 곤란하다.

정남구 논설위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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