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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2022 월드컵이 남긴 말들 / 김창금

등록 2022-12-06 17:47수정 2022-12-06 18:39

월드컵은 시청자 규모에서 올림픽을 넘어선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이 대회에는 지도자나 선수의 말도 자주 화제가 된다. 이를 통해 각 나라의 사회, 문화, 정치 등의 상황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 대회 기간 자택 강도 침입 사고를 당한 래힘 스털링을 돌려보냈다. 그는 “때로 축구가 중요한 게 아니다. 가족이 먼저다”라고 했다. 놀란 가족을 안정시키도록 선수를 배려하는 것은 대표팀보다 개인을 앞세우는 문화를 보여준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포르투갈전 승리로 16강에 오른 뒤 에스엔에스에 이렇게 썼다. “저희는 포기하지 않았고 여러분은 우릴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사랑합니다.”

그의 말에 개인은 없다. 저희는 선수단 전체를, 여러분은 국민을, 대한민국은 모두를 뜻한다. 황희찬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서도 드러나듯, 한국 선수들은 집단주의 정서에 강한 영향을 받고 있다. 일제강점기 손기정이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이래 스포츠 국제 성과가 주는 강렬한 민족주의 기호는 아직도 살아 있다.

카를루스 케이로스 이란팀 감독은 대회 기간 영국 언론의 집요한 이란 내 인권문제에 대한 질문에 “왜 잉글랜드 감독한테 아프가니스탄 철수 문제를 따지지 않냐?”고 되쳤다. 자칫 선수들을 곤혹스럽게 할 질문들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다. 미국전 패배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그는 “인생은 계속된다”고 했다. 사실 월드컵은 월드컵일 뿐이다.

손흥민이 함부르크 유스팀에서 뛸 때 지도자였던 오토 아도 가나팀 감독은 조별리그 마지막 우루과이전 패배 뒤 “축구는 아름답지만 가끔 추하다. 오늘 우리한테 그랬다. 하지만 여기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한국 팬에게 ‘밉상’인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또 점수를 까먹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를 보면, 한국과의 경기에서 교체된 그는 ‘빨리 나가’라는 조규성에게 “셧 업”(입 닥쳐)이라고 했다. 그의 직설적 감정에는 상대를 낮춰 보는 시선이 들어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브라질과의 16강전 뒤 인터뷰에서 “환상적인 한국 선수들이었다. 그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선수와 똘똘 뭉쳐 원팀을 일궈낸 벤투 감독의 뜨거운 가슴이 느껴지는 말이다.

김창금 스포츠팀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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