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여당 의원이 제주 4·3사건에 대해 색깔론이라는 악령의 기억을 재소환했다.
4·3사건은 1948년 4월3일 발생한 소요사태와 이어진 무장폭동을 7년7개월에 걸쳐 진압하는 과정에서 국가폭력에 의해 무고한 시민이 집단 희생된 사건이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통틀어 한국전쟁 다음으로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참혹한 역사다.
혐오에 기반한 정치 행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불행한 역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는 방법은 우리 모두 정확히 기억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4·3사건을 주제로 한 ‘기억의 파수’ 전시가 열리는 제주 현대미술관에서 한 관람객이 홍성담 작가의 ‘제주 4.3 고(告)’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