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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옵스큐라] 숨이 ‘턱’ 막혔을 그의 퇴근길

등록 2023-04-19 18:41수정 2023-04-20 02:34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오늘 받은 스트레스와 피곤을 가방과 함께 소파 위에 던져버리는 순간은 항상 기다려집니다. 나 한 몸 누울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안도감, 고단함을 토닥여주는 위로. 힘든 하루를 마치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건 큰 든든함입니다. 지난 17일 월요일,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아파트에 갔습니다. 피해자 한 분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숨이 턱 막혔습니다. 떠난 분이 매일 마주해야 했을 풍경이 날카롭고 아리기만 합니다.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 친구를 만나러 갈 때, 퇴근하는 길에 마주해야만 하는 지옥 같은 현실이 얼마나 버거웠을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피해자분들은 지금의 악몽에 끝이 있음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안상미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자대책위원장의 호소를 전합니다. “죽지 마세요. 당신의 생명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사기꾼들이 벌 받을 수 있게 함께해요. 당신 같은 사람들이 죽어버리면 여기엔 사기꾼들만 남아요.”

백소아 기자 thak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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