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뉴노멀-실리콘밸리] 인공지능 규제 늦다면 안전장치라도 세워야

등록 2023-04-30 18:26수정 2023-05-01 02:06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뉴노멀-실리콘밸리] 손재권 | 더밀크 대표

“지금 에이아이(AI) 혁명은 과거 모든 것을 바꾼 산업혁명과 같은 시기에 접어든 것이다. 소프트웨어 발전, 중공업 발전에 비해 에이아이 발전과 그로 인한 변화는 더 클 것이다.”(더밀크 주최 ‘실리콘밸리에서 본 지피티(GPT) 혁명’에서 크리스 예 블리츠스케일링벤처스 대표)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시이에스’(CES), ‘엠더블유시’(MWC) 등 글로벌 주요 콘퍼런스를 현장 취재했다. 올해 가장 큰 주제는 예외 없이 챗지피티로 대표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이를 어떻게 각 비즈니스에서 받아들이고 적응할 것인가였다. 산업과 의료, 교육계 모두 지피티가 큰 충격을 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분주하게 분석하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이제 숨을 고를 때다. 에이아이가 산업과 사회에 줄 영향과 파괴력이 크다면 그 부작용 또한 빠르고 깊게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는 반도체, 인터넷, 스마트폰(모바일), 클라우드, 소셜미디어, 우버 등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몰아치듯 빠르게 신기술을 발표하고 파괴해야 할 대상에 틈을 주지 않는 정신(Move Fast and Break Things·빠르게 움직여 틀을 깨트린다는 뜻)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에 이어 지금은 오픈 에이아이의 샘 올트먼이 아이콘이다.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사회에 끼치는 영향까지 분석해야 하는 미디어는 이를 반성 없이 전달했으며 대중의 눈을 사로잡아 수익을 올리기에 급급(테크 저널리즘)했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더 큰 문제는 ‘규제’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에이아이 시대도 선도하는 구글, 아마존, 메타, 엠에스 등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로비력 때문에 각국 의회에서도 규제 관련 법 통과가 어렵다. 에이아이 슈퍼 강대국이 된 중국의 발전으로 인해 규제 논의는 더 조심스럽다. 에릭 슈밋 전 구글 회장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중국에 뒤지는 꼴을 볼 것인가?”라며 기술 발전을 촉구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빠르게 침투하는 에이아이 시대에 부닥친 이용자(시민)의 두려움은 크다. 시장조사 전문기관(모닝컨설트)이 지난 2월17~19일 미국 성인 2205명을 대상으로 ‘생성에이아이의 문제점’에 대해 조사한 결과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해선 10명 중 8명(74%)이 걱정했다. 특히 에이아이가 특정 산업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도 절반에 가까웠다.

‘법적’ 규제가 시간이 걸리고 쉽지 않더라도 에이아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각급 단체에서 연구하고 제도화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 가드레일(안전장치)이 없으면 과속과 추월로 사고가 나고 인명피해가 불가피하다. 인공지능 발전이 너무 빨라 규제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서둘러 ‘가드레일’을 만들어 후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시도 중이다. 미국 영화, 드라마 작가 조합은 지피티를 사용한 작품에 저작권은 인정되는지,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북미 언론사들이 속한 ‘뉴스미디어연합’(NMA)에서도 생성에이아이 기술이 널리 보급됨에 따라 이런 도구로부터 뉴스 발행사의 지식재산과 브랜드·투자자들을 보호하는 원칙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에이아이 시스템은 뉴스 제작사의 독점 콘텐츠를 허가 없이 사용하고 있다”며 “에이아이가 뉴스 제작사와 언론인들이 만든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지식재산권 침해다”라고 선언했다. 미국 의료 및 산업계에서도 가이드라인 발표가 잇따른다. 한국도 네이버, 카카오, 케이티, 에스케이텔레콤, 엘지전자 등이 거대언어모델(LLM)을 보유하거나 개발 중이니 이에 대한 대응과 가이드라인 논의와 제정이 절실하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