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이곳에 사람이 살았다. 김씨, 이씨, 박씨네 집이 있고, 그들이 농사짓던 논밭과 아이들이 공부하던 학교, 이발소, 점방이 있었다. 2023년 5월, 지금 이곳에는 존, 샘, 메리가 살고 있다. 예전에는 없던 ‘스위밍풀’과 ‘바비큐장’, ‘푸드코트’가 생겼다.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의 철조망은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도두리·대추리를 삼켰고, 집과 학교, 마을 길은 지도에서 지워졌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야 이곳에 다시, 영희와 철수가 살 수 있을까? 사진은 캠프 험프리스 주거지 중 ‘패밀리 하우징’ 모습이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