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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레거시 미디어에 밀어닥친 ‘AI 쓰나미’ [유레카]

등록 2023-08-09 16:06수정 2023-08-10 02:11

거대 인공지능과 저널리즘. 김재욱 화백
거대 인공지능과 저널리즘. 김재욱 화백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기사 작성 시간이 (기존 대비) 평균 37% 줄어든다.”

‘챗지피티 쇼크’를 불러온 오픈에이아이가 올 3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과 함께 조사해 내놓은 결론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될 직업군에 기자가 포함되면서다.

그로부터 넉 달도 안 지나 구글이 충격적인 ‘문제작’을 만들어냈다. 지난달 19일(미국 현지시각) ‘제네시스’(가칭)라는 이름의 ‘뉴스 생성 인공지능’을 선보인 것이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유수의 언론사 임원들을 초대해 비공개 시연회를 열었다. 기사 작성법을 익힌 이 인공지능이 어떤 수준의 기사를 써냈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젠 크라이더 구글 대변인은 “어디까지나 업무 보조 도구일 뿐”이라고 다독였지만, 뉴욕타임스는 “시연을 본 일부 임원이 불안해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에이피(AP) 통신은 지난달 13일 오픈에이아이와 제휴계약을 맺고 인공지능 활용을 본격 시작했다.

인공지능이 언론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상은 대체로 어둡다. “저널리즘 경험의 탈숙련화, 저숙련·저연차 저널리스트의 (업계) 진입 차단 가능성”(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이 많이 거론된다. ‘대면 확인 취재’가 필요한 기사나 칼럼 같은 특별한 영역을 제외하고, 수집·가공이 가능한 대다수 콘텐츠 제작은 결국 인공지능 차지가 될 것이라는 잿빛 전망도 있다.

언론 ‘기업’ 입장에선 기회일 수 있다. 인력이 줄면 비용이 준다. 인공지능의 딥러닝과 답변에 쓰인 콘텐츠 이용료, 즉 저작권료라는 새로운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모기업인 뉴스코퍼레이션 등 미국의 주요 레거시 미디어(전통 언론매체)들은 거대 인공지능 운영사들에 대한 저작권료 청구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인공지능 쓰나미’는 한국에서도 곧 현실이 된다. 네이버가 오는 24일 ‘하이퍼클로바엑스(X)’라는 한국어 특화 인공지능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피티-3.5의 6500배가 넘는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시켰다고 알려졌다. 카카오도 ‘코지피티 2.0’을 10월에 내놓을 계획이다. 기존 포털과 완전히 다른 미세·정밀 맞춤형 검색방식이 일반화하면 뉴스 트래픽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포털의 트래픽 수익에 기대어 안온하게 지내온 레거시 미디어들도 변화의 거센 물결에 직면하게 됐다.

강희철 논설위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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