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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여성 앵커 / 김종철

등록 2006-04-25 18:14

유레카
오는 9월 세계 방송사에 새로운 장이 열린다. 미국 〈엔비시방송〉의 아침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하던 케이티 커릭(49)이 〈시비에스방송〉의 저녁뉴스 단독 앵커로 첫선을 보이게 된다. 뉴스진행자는 처음에는 기자들이 작성한 뉴스를 단순하게 ‘전달’하는 데 그쳐 뉴스리더(newsreader) 또는 뉴스캐스터(newscaster)로 불렸다. 앵커라는 이름은 1952년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 소식을 전하는 시비에스방송의 월터 크롱카이트에게 처음 붙여졌다. 그가 보여준 것처럼 앵커는 단순 전달자가 아니라 기사를 취사선택하고 때로는 즉흥적인 논평을 하기도 하는 등 뉴스 프로그램에 생명을 불어넣는 구실을 한다.

남성이 지배하던 텔레비젼 저녁 뉴스에 여성 앵커가 등장한 것은 76년이다. 방송계의 여성 개척자로 평가받는 바버라 월터스(75)는 45살의 나이에 미국 〈에이비시방송〉 뉴스의 공동 진행을 맡았다. 여성 앵커의 등장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개척자로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남성 앵커였던 해리 리스너가 혼자 진행하던 뉴스 프로그램에 공동진행자, 그것도 여성을 임명한 것을 매우 싫어했기 때문이다.

월터스가 등장한 해 우리나라에서도 첫 저녁 9시뉴스 여성 앵커가 탄생했다. 공영방송인 〈한국방송〉은 박찬숙(61·한나라당 의원)씨를 발탁했다. 31살 때였다. 이후 신은경·백지연씨 등 아나운서 출신에 이어 기자 출신의 김은혜씨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여성 앵커의 구실은 주로 보조적인데다 교체도 잦다. 40대 이상의 여성 앵커를 주요 뉴스에서 볼 수 없다. “계속해서 충원되는 더 젊고 더 예쁜 여자 후배들에게 밀려나지 않기 위해 주름과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현직 여성 앵커들의 말(2004년 김훈순 이화여대 교수와 이규원 한국방송 차장의 실태조사)은 우리 방송계의 잘못된 관행을 보여준다.

김종철 논설위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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