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부터다. 북한 여행을 전담하는 ‘고려여행’(www.koryogroup.com)이 93년 중국 베이징에서 문을 열었다. 니컬러스 보너 등 영국인 두 사람이 북한 당국의 공인을 얻어 세웠다. 이후 해마다 2000명 정도가 북한을 여행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유럽인이다. 3박4일 단기상품은 첫날과 이튿날은 평양 시내를 둘러보고, 사흗날에는 개성과 판문점을 둘러보는 것으로 짜였다. 판문점 정전회의실에서는 “남북 경계를 몇 걸음 넘을 수도 있다”고 선전한다.
북한의 적대국인 미국인의 관광 입국은 지난해 여름 아리랑 축전 때 한시적이나마 처음 허용됐다. 남한 관광객 9000여명도 아리랑 축전을 봤다. 매스게임과 카드섹션으로 유명한 이 축전은 원래 3년마다 치러지지만, 지난해 성공적이었다는 판단에 따라 올 8월10일부터 두 달 동안 다시 열린다. 이 기간 미국인의 입북이 다시 허용되며, 여행 편의를 위해 몇가지 새로운 조처가 나왔다. 사흘에 그쳤던 여행 기간이 올해는 최대 1주일까지 연장할 수 있고, 원산 앞바다와 금강산 지역도 둘러볼 수 있게 했다. 기차로 신의주 압록강을 건너 출국할 수 있으며, 이때 추가 비용을 내면 국경지역인 단둥에서 하루 머물면서 압록강 뱃놀이 등도 즐길 수 있다.
8월 일부 표는 매진되는 등 ‘갈 수 없는 땅’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도 높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보도하면서 올여름 북한은 ‘여행의 축’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2002년 1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이란·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이라고 부른 것을 비꼰 것이다. 하지만, 여행의 축이 되는 데 대한 미국내 반발도 만만찮은 듯하다. 북한 단체 여행을 추진 중이던 하버드대 동창회가 계획을 취소했다고 신문인쇄 뒤에 알려왔다고 이 신문은 정정보도했다.
김종철 논설위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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