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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현장에서] 의사·한의사가 모처럼 모인 까닭은?

등록 2006-12-05 20:27수정 2006-12-05 20:41

5일, 웬만해선 한자리에서 보기 힘든다는 의사·한의사·치의사 협회 회장들이 한꺼번에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들을 찾아왔다. 약사회 회장은 선거가 눈앞이라 함께 오지 못했다고 했다.

한-약 분쟁과 의약분업 논란 등으로 오랫동안 서로 갈등관계였던 이들 네 단체는 전날인 4일에는 각 의료기관이 의료비 소득공제 증빙자료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일괄해 내도록 한 국세청 고시가 부당하다며 고시처분 취소소송을 함께 냈다. “건강보험공단에 자료가 집중되면, 개인정보가 유출돼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낸 이유였다.

지당한 말씀! 만에 하나, 진료기록이 새나가 누군가 내 병력을 쭉 훑어본다면? 흘러나간 정보가 정신과나 산부인과·비뇨기과·미용성형외과에서 받은 ‘숨기고 싶은’ 진료 기록이라면? 아휴, 상상만 해도 땀구멍이 확 줄어든다. 의약단체의 우려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외치는 의약단체들의 의도를 마냥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국세청과 건강보험공단 집계 결과, 지난달 30일까지 국세청에 의료비 지출 명세를 낸 의료기관은 절반이 채 못 된다. 특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 영역이 많은 의료기관일수록 참여율이 낮다. 대표적으로 치과의 경우, 전체의 12%만 자료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의약단체의 ‘대의’가 실은 비급여 부분에 대한 의료비 지출 명세 제공을 통해 자기들의 소득세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밥그릇 챙기기’는 아닌가 하는 의심도 고개를 든다. 치료비 대부분을 현금으로 받아 100억원 넘게 탈루한 한 의사의 얘기도 다시 떠오른다.

의약단체의 주장처럼 개인 정보유출 가능성은 분명 큰 문제다. 머리를 맞대 방지책을 찾아야 마땅하다. 다만 먼저 이들의 ‘대의’가 의심 앞에서도 굳건하도록 의약계 종사자들이 제대로 된 소득신고를 해주길 기대한다. 소득세 탈루의 ‘단골’로 지목돼 온 고소득층 의약계 종사자들 앞에 분노했을 수많은 ‘유리지갑’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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