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구 논설위원
유레카
엘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을 1만8300달러로 추산했다. 평균 환율이 달러당 958원이었으니 우리나라 돈으로는 1753만원꼴이다. 가구 구성원을 3.3명으로 치면 가구당 국민소득이 5785만원이나 된다는 얘기다. 물론 현실과는 거리가 먼 셈법이다. 국민소득에는 기업이 번 돈 가운데 주주들에게 배당하지 않고 쌓아둔 돈이나 나라가 세금으로 거둬들인 돈도 모두 합쳐진 까닭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 가계조사 결과를 보면 실제 가계소득을 알 수 있다. 가구주의 나이는 평균 47살인데, 가계소득은 월 305만원으로 돼 있다. 연봉으로 치면 3660만원이다. 이 소득에는 가구주만이 아니고 배우자와 기타 가구원의 소득도 포함돼 있다. 또 근로소득 외에 사업·부업소득, 재산소득, 남에게 받은 돈까지 다 합친 것이다.
‘얼마 버느냐’는 물음에 가장 적합한 수치는 근로자가구의 ‘가구주 근로소득’이다. 평균 월 235만원, 연봉으로 2820만원이다. 물론 세금(직접세)과 연금·사회보험료를 떼기 전의 소득이다. 월 30만원 가량 되는 이 돈을 빼면, 실제로는 월 200만원을 손에 쥔다는 얘기다. 이건 평균치고, 근로자 가운데 소득 상위 10% 계층(10분위)은 월평균 근로소득이 470만원이다. 연봉 5천만원을 받는 근로소득자라면 이 계층의 맨 아랫자락에 포함된다. 그 아래 10%인 9분위 계층은 월 363만원, 8분위는 309만원, 7분위는 262만원을 번다.
형사정책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조직폭력배 관련 보고서를 보면, 조폭들의 월 소득이 500만원 이상인 경우가 42%, 300만~500만원인 경우가 23%라고 한다. 법을 어겨 처벌당할 위험을 진 결과이긴 하겠지만, 보통의 노동자에 견주면 꽤 많다. 철없는 젊은이들이 유혹당하지나 않을지 걱정도 된다.
정남구 논설위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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