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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최경주의 힘 / 김종철

등록 2007-07-10 17:57

김종철 논설위원
김종철 논설위원
유레카
지난해 10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크라이슬러 챔피언십 대회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템파베이의 웨스틴이니스브룩 골프장을 찾은 구경꾼들은 난데없는 ‘굉음’에 놀랐다. 깡통을 때리는 듯한 굉음은 코리안 탱크 최경주의 드라이브가 내는 소리였다. 그가 사용한 나이키의 신형 드라이브는 보통 둥근 원형인 것과 달리 사각형이었으며, 공을 칠 때 소리도 엄청났다. 함께 경기를 했던 어니 엘스는 “샤프트에 참치 깡통을 매단 것 같은 소리”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드라이브 덕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에티엔티(AT&T)내셔널 대회가 열린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 골프장을 찾은 관중들의 눈은 최경주의 퍼터에 꽂혔다. 손잡이 부분인 그립이 보통 것보다 훨씬 두툼해 매우 낯설었던 탓이다. 사각 막대형으로 뭉텅한 이 그립은 얼마 전 텔레비전 홈쇼핑을 보다가 구입한 것이었다. 그는 타이거 우즈가 주최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뒤 “너무 특이해서 남들에게 보여주기가 어색해 집에서 연습할 때만 썼다”며 “이번 대회에 처음 가지고 나왔는데,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그의 홀당 퍼팅 수는 1.685개로, 참가 선수 가운데 2위였다. 형식보다는 실질을 중시하는 실용주의와 과감한 실험정신의 승리다.

장비뿐 아니다. 그는 1999년 미국에 진출해 몇차례 우승한 뒤에도 자신의 스윙을 끊임없이 교정하고 있다. 덕분에 피지에이 투어 초기 280야드 정도였던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가 이번 대회에서는 308야드나 됐다.

최경주의 다음 목표는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그 중에서도 마스터스 대회가 1순위다. “개막식 전날 만찬 메뉴에 된장찌개를 올리고 싶어서”다. 전통적으로 마스터스 만찬 메뉴는 전년도 우승자가 추천한다. 그의 소박한 꿈이 이뤄질 날을 즐겁게 상상해 본다.

김종철 논설위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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