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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여론조사 / 김종철

등록 2007-08-21 17:50

김종철 논설위원
김종철 논설위원
유레카
1900년대 초 미국의 인기 잡지였던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1916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수백만 독자들에게 지지 후보를 묻는 엽서를 보냈다. 답변을 취합해 우드로 윌슨의 당선을 맞혔다. 전국 단위에서 이뤄진 최초의 여론조사였다. 같은 방법으로 이후 네 차례 더 대통령 당선자를 맞힌 다이제스트는 전성기를 구가했다.

민주당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후보와 공화당의 알프레드 랜던이 맞붙은 1936년 대선 때 다이제스트는 정기 구독자 외에 자동차와 전화 소유자 등 모두 1천만명을 조사해 랜던 후보가 압승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조지 갤럽은 불과 5000명에게 물어 루스벨트의 승리를 예측했다. 결과는 갤럽의 완승이었다.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신뢰도를 잃고 결국 2년 뒤 시사잡지 <타임>에 흡수됐다.

여러 연령과 계층 등을 대표하는 표본인구 개념을 여론조사에 처음으로 도입한 갤럽의 성공은 런던에서도 이어졌다. 45년 영국 총선에서 윈스턴 처칠이 이끄는 보수당이 쉽게 이길 것이라고 전망한 다른 대부분의 평론가들과 달리 그는 노동당의 승리를 정확히 예측했다. 그후 갤럽의 객관적인 여론조사 방법론은 하나의 과학이 됐다.

하지만, 여론조사는 표본을 산출하는 데서 발생하는 오차와 응답 거부층의 편견, 응답자의 거짓 답변 가능성 등으로 말미암은 근본적인 한계를 여전히 안고 있다. 92년 영국 총선 때의 빗나간 예측이 대표적이다. 당시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은 노동당 승리를 점쳤지만 실제로는 집권 보수당이 이겼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여론조사로 판가름났다. 지난해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확도가 완전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후보 결정에 사용해도 되는지를 두고 다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김종철 논설위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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