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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비판적 사고 / 김지석

등록 2007-09-09 19:01

김지석 논설위원
김지석 논설위원
유레카

“비판적 사고 습관이 사회에 많아지면 모든 관행에 스며들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삶의 문제들에 대처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비판적 사고로 교육받은 사람은 정치 연설가에 흔들리지 않는다. … 그들은 증거를 기다리고 증거를 저울질하며, 어떤 주장을 이런저런 방법으로 강조하고 밀어붙이더라도 영향 받지 않는다. … 비판적 교수진의 교육은 좋은 시민을 만들어낸다고 진실로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교육이다.”

미국의 사회학자·역사학자이자 교육자로도 이름이 높았던 윌리엄 그레이엄 섬너(1840~1910)의 말이다. 보수적 자유주의자인 그는 반제국주의 운동가이기도 했다.

‘비판적 사고’는 어떤 개념 또는 주장의 조건과 결과를 체계적으로 따지는 지적인 과정을 말한다. 비판적 사고는 논리적이고 포괄적이며,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학문에서나 현실에서나 독단을 거부하고 자신에게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한다. 그럼으로써 비판적 사고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학교, 특히 고등교육 기관인 대학이 비판적 사고를 훈련시키고 그런 사람을 길러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들은 갈수록 취업 준비학원처럼 돼가고, 교수들 또한 이런 추세에 편승한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최고라는 속물적 풍조에 빠져 대학 본연의 임무를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년 퇴임한 정옥자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가 “머리만 좋고 의식이 트이지 못한 도구적 지식인을 확대재생산하는 서울대 메커니즘”을 비판하면서 젊은 교수들에게 비판의식을 강조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새 학기를 맞은 대학들이 화두로 삼아야 할 가슴 뜨끔한 지적이다. ‘교수들은 다른 사람의 문제를 다룰 때는 적극적인 듯하지만 자신의 문제에서는 가장 보수적으로 된다’는 비판이 왜 나오는지를 뼈아프게 생각해볼 때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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