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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짝 / 권귀순

등록 2008-01-21 20:13

유레카
사랑이 싹트는 초각성 상태는 예외적인 호르몬 분비의 결과다. 대뇌 호르몬, 세로토닌, 카테콜아민, 노르아드레날린의 과도한 분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커플의 재발견>(필리프 브르노 지음)에서 설명하는 ‘사랑의 화학’은 고작해야 수명이 2년이다. 열정은 그보다 훨씬 짧은 몇 주, 혹은 몇 달 정도로 끝난다. 사랑의 상태는 반사회적이어서 사회질서는 열정의 무절제를 장기간 용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랑의 유효기간이나 열정의 무절제를 의식하는 짝은 거의 없다. 아담과 이브 이후 수많은 남녀가 사랑이란 이름으로 환희와 절망이 교차하는 인간사를 썼다. ‘사랑의 화학’과 ‘사랑의 사회학’의 예외로 남은 불멸의 연인들은 음악으로 시로 소설로 역사로 후세의 가슴속에 살아 있다.

“나는 아무것도 후회할 필요가 없소. 나는 당신 없이 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한 가지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오.” 영국 왕위를 반납하고 월리스 심프슨의 세번째 남편이 된 에드워드 8세의 ‘세기의 로맨스’는 유효기간이 파기된 대표적 사랑이다. 독재자 후안 페론과 25살 연하의 두번째 부인 에비타는 사랑이라는 열정의 무절제를 승화시킨 짝이다. 늘 가난한 자 편에 섰기에 모두가 공유하는 사랑으로 확장됐다.

대통령-모델 짝이 세인들의 눈요기가 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카를라 브루니 짝에 이어 우고 차베스-나오미 캠벨의 염문설이 나돌고 있다. 두 여성의 공통점은 화려한 남성 편력. 이력으로 보아 브루니나 캠벨은 사랑의 화학방정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남의 사랑놀음에 무심한 프랑스인들도 사르코지 대통령의 무절제한 열정과 지나친 사생활 노출에 지지를 거뒀다. “미국식 소비주의가 세계를 파멸로 이끌고 있다”던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소비주의의 전령 슈퍼모델에 눈이 멀었다니, “적이 애인이고 애인이 적”이 된 격이다.

권귀순 여론팀장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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