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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컬러블라인드 사회 / 이창곤

등록 2008-02-19 20:09

이창곤 논설위원
이창곤 논설위원
유레카
색맹을 뜻하는 컬러블라인드(colorblind)는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이란 뜻도 있다. ‘컬러블라인드 사회’는 흑백 색맹, 곧 피부 색깔에 따라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 사회를 가리킨다. 이 말이 최근 미국에서 회자됐다. 버락 오바마 돌풍이 진원지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마크 피셔는 얼마 전 칼럼에서 ‘이기든, 지든, 오바마가 미국을 바꾸었다’고 설파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오바마 상원의원이 ‘미국을 컬러블라인드의 이상적 사회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경선투표에서 오바마는 예상과 달리 힐러리를 추월해 피셔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버지니아주 예비선거에 대한 한 조사에서는 백인 남성의 56%가 오바마에게 표를 던졌으며, 힐러리를 지지한 백인 남성은 4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가 백인이어서 백인들이 그를 100% 흑인으로 보지 않는 점 등을 들며, 오바마 돌풍을 인종차별 의식의 퇴색으로 보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무엇보다 사회경제적 요인에서 찾는 시각이 흥미롭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오바마의 깊은 애정이 오바마 돌풍의 근원이란 풀이다. 혼혈인으로 태어나 갖은 차별을 딛고 최고의 엘리트가 된 오바마는 주류사회에 편입하기보다 사회운동가와 인권변호사로 약자에 애정을 쏟는 길을 걸어 왔다. 이런 오바마의 삶과 약자를 위한 정책이 흑인들은 물론 백인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어 오바마 돌풍을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바마는 미국의 어떤 대선후보보다 사회복지 정책의 강화를 주창한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조금만 바꿔도 우리 아이들이 품격 있는 삶을 살 수 있고, 모든 사람에게 새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오바마의 외침은 기실 미국에만 해당하는 명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정치인들이 오바마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여러모로 많은 것 같다.

이창곤 논설위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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