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논설위원
유레카
1961년 옛소련의 유리 가가린 이후 지금까지 우주를 다녀온 사람은 국제항공연맹(FAI) 기준으로 모두 471명(미국 기준 477명)이다. 국제항공연맹의 우주비행 기준은 고도 100km, 미국은 80km 이상이다.
자국인을 우주에 보낸 나라는 현재까지 36개국(소련과 러시아를 동일국 취급)이다. 이 중 24개국은 한 명씩만 배출했다. 대부분 옛 소련 덕분이다. 소련은 ‘우주 상호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동맹국이나 인도 등 우호적인 나라의 사람을 훈련시켜 거의 무료로 우주선에 태웠다. 78년 3월 체코슬로바키아의 블라디미르 레멕을 시작으로 88년까지 모두 14명의 외국인이 소유스호로 우주에 다녀왔다.
아시아에서는 80년 베트남이 그 첫 수혜자가 됐다. 이어 몽골(81)과 인도(84), 시리아(87), 아프가니스탄(88) 차례로 뒤를 이었다. 일본도 90년 12월 러시아의 협력으로 도쿄방송의 기자였던 아키야마 도요히로를 첫 우주인으로 배출했다. 말레이시아는 러시아의 최신 전투기 수호이-30기 18대를 산 대가로 지난해 10월 첫 우주인을 만들었다.
2001년부터는 사실상 돈만 있으면 갈 수 있는 우주관광 시대가 열렸다. 미국의 억만장자인 데니스 티토가 처음 문을 연 뒤 지금까지 4명의 부자들이 관광차 국제 우주정거장에 다녀왔다. 모두 러시아의 소유스호를 이용했으며, 비용은 각각 대략 2000만달러가 들었다.
이들 일시적인 우주인은 우주비행사(astronaut)가 아니라 우주비행 참가자(spaceflight participant)로 불린다. 사업비 260억원(2800만달러)을 들여 어제 소유스호를 탄 이소연씨도 ‘우주비행 참가자’다. 어쨌든 이씨의 비행이 한국인 우주비행사 시대를 앞당길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김종철 논설위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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