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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윤이상과 바렌보임 / 김종철

등록 2008-05-20 19:42

김종철 논설위원
김종철 논설위원
유레카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바렌보임은 며칠 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나의 땅, 나의 고통’이라는 장문의 글을 기고했다. 건국 60돌을 맞아 이스라엘이 자축 분위기에 휩싸여 있을 때였다. 그는 “오늘날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18만명의 팔레스타인인에게 ‘감옥’이나 다르없는 나불루스시에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알지 못한다. 유대인 지식인들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 질타했다. “정치가 아니라 항상 인간을 생각한다”는 예술가의 감성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요르단이 하나의 나라를 이루는 연방제도 거듭 제안했다.

바렌보임은 이스라엘인이자 팔레스타인인이다. 여권도 둘이다. 15살 나던 해인 1952년 유대인 부모를 따라 아르헨티나에서 이민 가 이스라엘 국적을 얻었다. 또 지난해에는 팔레스타인 정부가 그동안 지원 활동에 대한 감사 표시로 준 시민권을 기꺼이 받았다.

평화 공존을 외치는 바렌보임의 무기는 음악이다. 그는 팔레스타인 출신의 세계적인 석학이었던 타계한 에드워드 사이드와 함께 1999년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사랑을 읊은 ‘웨스트-이스턴 디반’(동서시집)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이 오케스트라는 해마다 여러 차례 평화를 노래하는 음악회를 연다. 올해도 벌써 라말라와 예루살렘에서 두 차례 공연했다.

남한과 북한을 모두 조국으로 삼은 윤이상은 독재정권으로부터 극심한 탄압을 받아 그리던 고국에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1995년 독일 땅에서 숨졌다. 루이제 린저는 그런 그를 ‘상처받은 용’이라 했다. 윤이상은 1980년 광주의 아픔을 ‘광주여 영원히’로 승화시켰다.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광주여 영원히’를 5월 광주에서 듣고 싶다.

김종철 논설위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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