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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장관님의 종부세 / 정남구

등록 2008-08-19 20:44

정남구 기자
정남구 기자
유레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도 종합부동산세의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 아파트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할 때보다 값이 3배 정도 뛰었다. 10년 동안 야인으로 있으면서 소득은 없는데 종부세만 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별 소득 없이 10년을 야인으로 지냈다는 그의 재산은 꽤 많았다. 공직자 재산신고 내용을 보면, 그는 실거래가 21억원에 이르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와 경남 합천 및 경기 광주의 토지(1억7179만원) 등 25억5229만원어치의 부동산과, 예금(3억7475만원) 및 주식(2억2909만원) 등으로 31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갖고 있다. 그래선지 그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했는데, 빌딩 가진 부자는 그렇지 못하다”며 종부세를 ‘질투의 경제학’의 산물이라고 몰아붙인 적도 있다.

소득도 없는데 웬 세금이냐고? 종부세는 소득이 아니라 재산에 매기는 세금이다.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는 사람은 소득이 없어도 차에 맞춰 자동차세를 낸다. 세제를 총괄하는 부처의 수장인 강 장관이 이를 몰랐다면 나라의 비극이다. 보유세 강화는 창의적 파괴와 성실한 노동이 만들어낸 성과를 토지가 가로채는 것을 줄이자는 게 본래 뜻이다. 신자유주의의 아버지라고 이를 만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조차 “세금 가운데 가장 덜 나쁜 것은 재산세(보유세)”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종부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를 다시 완화할 모양이다. 2007년 현재 공시가격 9억원짜리 주택에 붙는 우리나라 종부세의 실효세율(실제 가격 대비 세금의 비율)은 0.46%다. 외국의 경우 재산세 실효세율은 대체로 1% 가량이다. 우리 경제 체제의 전근대성을 한 꺼풀이나마 벗겨 내려던 뒤늦은 노력을 또다시 물거품으로 만들려는 이들은 도대체 어떤 자본주의를 만들려는 것인가.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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