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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세포치료술 다각화 / 오철우

등록 2008-08-31 20:10

오철우 기자
오철우 기자
유레카
분화 과정을 다 마친 세포를 말단세포라 한다. 사람으로 치면 직업이 정해진 어른이다. 분화가 덜 된 세포를 전구세포라 한다. 청소년인 셈인데, 여러 직업 세계로 뻗어나갈 잠재력을 지니지만 변화의 폭은 어린이만 못하다. 어린이는 무엇이 될지 알 수 없다. 무한한 꿈나무가 바로 줄기세포다. 다른 비유도 있다. 나무의 가지치기에 비유하면 줄기세포는 그야말로 줄기다. 거기서 뻗어나는 잔가지는 전구세포이며 잎사귀는 말단세포다. 사람의 성장으로 보건 가지치기로 보건 자연의 분화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일방향성을 띤다.

병든 세포를 새 세포로 대체해 치료하려는 세포치료술의 주역으로서, 배아 줄기세포가 한때 ‘독보적’ 관심을 끌었다. 배아 줄기세포는 배아에서 꺼낸 줄기세포를 원하는 분화의 길로 나아가게 해 치료용 말단세포를 만들 수 있다. 다른 분야들도 도약하면서 배아 줄기세포의 시대는 조금씩 누그러졌다. 말단세포 조직에서 찾아낸 성체 줄기세포를 다양한 말단세포로 가지치기하는 기법들이 발전했다. 유전자 조작으로 말단세포의 ‘분화 시계’를 거꾸로 돌려 줄기세포 같은 분화능력을 갖춘 인공줄기세포(iPS)도 만들어졌다.

줄기세포를 건너뛴 채 치료용 세포를 얻으려는 도전장도 날아들고 있다. 며칠 전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살아 있는 쥐의 췌장세포를 유전자 조작으로 인슐린 생산 베타세포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분화의 ‘본향’인 줄기세포까지 되돌아가는 먼 역분화의 길을 거치지 않고서도 다른 세포 분화의 길로 중간에 건너뛸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생화학 물질로 자극해 말단세포를 적당히 역분화했다가 다른 말단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한 연구들이 나온다. 하버드 연구자는 “과학자가 유치원 시절로 되돌아가 다시 성장하는 과정 없이 변호사가 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분화의 다양한 길 찾기가 새 화두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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