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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롤러코스터 / 정남구

등록 2008-10-28 21:10

정남구 기자
정남구 기자
유레카
공포의 경험도 사람에게 때로 즐거움을 준다. 롤러코스터는 이를 놀이기구로 만든 것이다. 최초의 현대식 상업용 롤러코스터는 1884년 미국 뉴욕주 코리아일랜드에서 문을 연 그래비티 플레저 스위치백 레일웨이라고 한다. 나무로 만든 널빤지에 평평한 강철 궤도를 못으로 박아 연결한 뒤 굽은 다리 위에 띄운 것이었다. 시속 10킬로미터로 비교적 천천히 달렸다. 롤러코스터를 처음 개발한 사람은 라 마커스 톰슨이란 이였는데, 그는 수십 개의 특허를 따내며 기술을 계속 개발해 사업가로도 성공했다.

20세기에 생겨난 초대형 놀이공원들은 가장 크고, 가파르고, 빠르고, 구불구불한 롤러코스터를 개발하느라 노력해 왔다. 기술 진보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람의 흥분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이뤄졌다. 2003년 오하이오주 샌터스키시에 문을 연 시더 포인트 톱 스릴 드랙스터는 122미터 높이에, 시속 193킬로미터 속도를 자랑한다. 롤러코스터는 1920년대 폭발적인 인기를 끌다가, 29년 대공황이 일어난 뒤 한동안 쇠락했다. 세상살이 자체가 공포였으니,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도 그다지 흥분을 안겨주지 못해서였던 것일까?

주식시장이 요즘 롤러코스터를 타듯 한다. 물론 아직은 아래로 떨어지는 시간이 훨씬 길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주가가 곧 3천은 갈 것’이라고 장담하던 대통령의 말은 이제 희대의 거짓말이 됐다.

사람들이 공포의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다. 안전하지 못하다면 공포는 고통이다. 톰슨은 “이 구조물은 눈 위를 활강하는 것과 비슷한 즐거움을 주지만 차이점은 탈것에 바퀴가 달려 있고, 승객은 다시 타기 위해 언덕을 올라갈 필요 없이 시작 지점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라고 했다. 폭락한 주가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시간이 그저 짧기만을 바랄 뿐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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