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철우 기자
나로호에 실려 발사된 과학기술위성 2호가 궤도운동에 필요한 비행속도를 얻지 못해, 지상 387㎞ 고도까지 올랐으나 지상으로 다시 낙하하고 말았다. 지름 1만2756㎞인 지구를 사과 크기로 보면 껍질 두께의 몇 배 정도 높이까지 날아올랐다 떨어진 셈이다. 위성은 대기권을 지나며 타버려 대부분 소멸했을 거라는 추정이 나온다. 2002년부터 많은 개발자들의 손길이 오갔을 위성이 기량을 뽐내지도 못한 채 사라져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시험발사에 나선 나로호에 위성을 실었으니 이 정도 시련은 각오했을 터다.
과학위성은 우리 첫 위성으로 기록된 꼬마 위성 ‘우리별’ 시리즈의 후속 모델로 등장했다. 1992년 50㎏짜리 첫 우리별 위성이 태어난 이래, 이듬해 우리별 2호와 1999년 우리별 3호가 이어졌고, 더 많은 첨단 기능을 실은 과학기술위성 1호가 2003년 탄생했다.
과학위성 1호의 탄생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시 러시아 발사장에서 발사됐는데, 발사체가 정확한 목표 궤도에다 싣고 간 위성들을 제대로 뿌리지 못하는 바람에 1호는 한동안 ‘우주 미아’ 신세를 면치 못했다. 카이스트 지상국에선 10차례 교신 시도가 이어졌고, 마침내 실종 사흘 만인 11차 교신 때에야 자신의 건재함을 지상에 전했다. 애지중지 키운 자식을 결혼시켜 떠나보내는 심정으로 발사를 지켜봤다는 위성 개발자는 실종됐던 자식을 되찾은 기쁨을 언론에 전했다.
과학위성 1호는 ‘극적 생환’을 보여주었지만, 2호의 시련은 ‘해피엔딩’ 없는 안타까움만 남기고 말았다. “견우와 직녀가 하늘에서 만나는 칠석날(26일)에 위성과 교신하지 못해 더 아쉽다”는 개발자의 말엔 그런 심정이 담겼다. 내년에 발사될 나로호 2차 발사 때는 쌍둥이 과학위성 2호가 제 궤도에 안착하길 기원한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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