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카리스마 / 신기섭

등록 2009-11-08 23:35

신기섭 논설위원
신기섭 논설위원
요즘 한국 정치인들한테선 카리스마를 찾기 어렵지만, 많은 사람은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라는, 형용 모순처럼 느껴지는 말까지 동원하는 걸 보면 말이다.

카리스마는 신의 은총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온 말로, 본래 종교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독일 학자 막스 베버는 <경제와 사회>에서 카리스마를 일상적인 것을 초월한 성품으로 정의했다. 요즘도 카리스마는 어떤 비밀스러움을 담고 있는 걸로 여긴다. 슈테판 마르크스라는 독일 학자의 책 <나치즘, 열광과 도취의 심리학>을 보면, 최근에야 심리학자들이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많은 사람을 매료시키는” 카리스마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미국 학자 로널드 리기오는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은 열광을 전염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 딘 사이먼턴이라는 학자는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은 “청중이 마음속으로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만큼 단순하고 직접적인 단어들을 사용해 감정에 호소한다”고 지적한다.

카리스마 하면 아돌프 히틀러를 빼놓을 수 없다. <나치즘…>은 히틀러를 추종했던 70대 여성이 그를 회상하며 한 말을 이렇게 적고 있다. “마치 성령이나 예수 아니면 마리아처럼 만물 위에 드리워진 존재라고나 할까요 … 그분은 빛이 나는 것 같았어요 … 아는 것은 거의 없었지만 그분을 숭배했어요.” 광신도가 종교 지도자를 묘사하는 것처럼 들린다.

흔히들 카리스마가 타고나는 것으로 여기지만, 카리스마가 학습되는 것이라는 주장도 점점 힘을 얻어가고 있다고 한다. 잘 계산된 언어, 몸짓, 행동으로 사람들을 열광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열광하는 대중은 민주 사회의 성숙한 시민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에 대한 미련을 버릴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가?

신기섭 논설위원 mari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