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기 논설위원
20세기 들어 가장 치열했던 미국 대통령선거는 1960년 존 에프 케네디 민주당 후보와 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의 대결이었다. 득표율은 케네디 49.7% 대 닉슨 49.6%로, 0.1%포인트의 근소한 차이였다. 얻은 표의 차이도 11만표에 불과했다. 그러나 승자독식의 원칙에 따라 선거인단 수는 케네디에게 303명, 닉슨에게 219명이 돌아갔다.
1968년 닉슨과 휴버트 험프리 민주당 후보의 대결도 치열했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닉슨은 지지율에서 16%포인트가량 앞섰다. 베트남전쟁 장기화로 민주당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험프리가 닉슨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로 나가면서 격차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선거 결과는 닉슨 43.4%, 험프리 42.7%로 0.7%포인트의 미세한 차이였다. 그러나 선거인단 수에선 이번에도 닉슨 301명, 험프리 191명으로 두배 가까운 격차가 났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앨 고어 전 부통령의 2000년 대선이었다. 득표율은 고어 전 부통령 48.4%, 부시 전 대통령 47.9%로 0.5%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였다. 이번에는 선거인단 수까지 비슷했다. 부시가 271명, 고어가266명으로 초접전 양상이었다. 그뿐 아니다. 마지막 선거인단 25명이 걸린 플로리다주의 표 차이가 500여표밖에 안 됐다. 재검표와 소송까지 갔으나 연방대법원은 결국 부시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시장 선거 개표 결과 오세훈 후보가 47.4%를 득표해 한명숙 후보(46.8%)에게 0.6%포인트의 근소한 차이(2만6000표)로 승리했다. 구청장 선거에선 민주당이 25곳 가운데 21곳을 휩쓸었다. 그러나 시장 선거 득표는 구청장 후보들의 득표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처럼 승자독식 방식이었다면 승부가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남기 논설위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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