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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존 몬터규와 샌드위치

등록 2010-06-20 18:05

샌드위치는 흔히 18세기에 영국의 샌드위치 백작이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도박에 심취한 그가 식사시간도 아까워 두 조각의 빵 사이에 로스트비프를 끼워 먹은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샌드위치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작위의 명칭이고 실제 이름은 존 몬터규라는 사실이다. 4대 샌드위치 백작이었던 존 몬터규는 해군장관을 지낸 사람인데 놀랍게도 당대의 가장 부도덕한 인물로 악명이 높았다. ‘영국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인간’으로 불렸던 무능과 부패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그는 왕의 측근임을 이용해 권력을 남용하고 많은 악행을 저질렀는데 도박벽은 그의 소행 중에서는 양질에 속할 정도로 사탄을 숭배하고 순결한 처녀들을 수시로 농락하는 못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의 부정 때문에 영국 해군의 전력이 약해져서 미국의 독립이 가능했다는 주장이 다 있을 정도면 그 행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존 몬터규의 후원을 받아서 태평양 탐험을 떠났던 제임스 쿡 선장은 그가 발견한 오늘날의 하와이에 샌드위치 아일랜드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는데 그런 비용의 지출도 영국의 해군력 약화에 일조했는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방탕했던 조상이지만 아이러니하게 후대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는데 존 몬터규와 같은 이름을 쓰는 11대 샌드위치 백작은 지금 런던에서 ‘얼 오브 샌드위치’(샌드위치 백작)라는 패스트푸드 체인의 경영자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올랜도의 디즈니월드에 분점을 낼 정도로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과 청담동, 삼청동, 여의도, 홍대입구 등지에 분점을 연 ‘부첼라’에 가면 매일 굽는 유럽풍 치아바타 빵에 신선한 재료를 듬뿍 넣은 풍성한 샌드위치를 맛볼 수 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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