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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멍게비빔밥

등록 2011-05-08 20:06

멍게는 우렁쉥이의 방언이었다. 여기서 ‘이었다’라는 과거형을 쓰는 것은 지금은 멍게가 버젓한 표준어로 입신했기 때문이다. 멍게는 “방언이던 단어가 표준어보다 더 널리 쓰이게 된 것은, 그것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우리말 표준어 사정 원칙에 따라 그 반열에 오른 것이다. 물론 사전에서만 인정받던 우렁쉥이는 “원래의 표준어는 그대로 표준어로 남겨 두는” 규정에 의거해 복수표준어로 남았다.

멍게를 서양에서는 표면에 돋아 있는 돌기와 그 타원형 생김새 때문에 ‘바다의 파인애플’(sea pineapple)이라 하고, 물을 뿜어내는 습성을 빗대서 ‘바다의 물총’(sea squirt)이라고도 한다. 일본에서는 램프의 유리통을 닮았다고 해서 ‘호야’라고 부른다.

멍게는 상큼하면서도 쌉싸래한 맛과 향이 독특하다. 이 향은 멍게를 바다에서 잡아 올린 뒤 시간이 경과하면서 옥탄올과 신티아놀 같은 불포화 알코올이 생성되면서 나는 것이라고 한다. 또 멍게에는 광물이 아닌 해산물로는 드물게 바나듐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바나듐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멍게는 체력을 보강하고 식욕증진에 도움이 되는 타우린,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콘드로이틴황산 등이 들어 있는 건강식품이다.

몸에도 좋지만 요즈음 경남 통영과 거제에서 많이 나는 멍게로 해먹는 비빔밥은 그 맛이 일품이다. 입맛 잃기 쉬운 초여름에 잘게 썬 멍게에다 김가루와 참기름, 통깨 등을 듬뿍 넣고 비벼먹는 멍게비빔밥은 식욕을 돋우는 훌륭한 선택이다. 통영에서는 중앙동의 ‘희정식당’이 멍게비빔밥을 잘하고 서울에서는 남대문시장의 ‘통영바다맛집’에서 그 맛을 볼 수 있다.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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